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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악취 유발자, '은행'은 왜 냄새가 지독할까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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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은행나무입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보고 있으면 어느덧 가을이 깊어졌다는 걸 실감케 하는데요, 노란 풍경만큼이나 후각도 가을을 알려주곤 합니다. 바로 지독한 은행 냄새 말이죠.

은행나무는 가로수로도 사랑받아 거리에 은행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거리를 걷다 보면 떨어진 은행들을 밟아 지독한 냄새가 나곤 합니다.

대체 왜 은행알에서는 이런 냄새가 나는 걸까요?

껍질의 빌로볼과 은행산이 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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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코를 고약하게 찌르는 은행 냄새의 범인은 암나무에 열리는 종자의 겉껍질에서 납니다.

사실 우리가 열매라고 부르는 건 열매가 아니라 은행나무의 씨앗입니다.

이 씨앗의 겉껍질을 감싸고 있는 과육질에는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ginkgoic acid)’이 함유돼 있는데, 바로 이것이 악취의 원인입니다.

씨앗이 파괴되면 번식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해로운 곤충과 동물로부터 씨앗을 보호하고, 종족을 퍼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악취가 나는 것입니다.

왜 수컷 은행나무만 골라 가로수로 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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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자라는데,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은행의 씨앗이 열리는 것이 암나무입니다.

따라서 열매를 맺지 않는 수컷 은행나무만 골라 가로수로 심으면 도심에서 고약한 냄새를 없앨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수나무만으로 가로수를 심지 않았을까요?

이유는 어른으로 자라나 종자를 맺기 전까지 은행나무는 암수를 구별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은행나무는 심은 지 30년 정도가 지나야 종자를 맺을 수 있습니다. 다 자란 다음에야 암수를 구분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2011년 6월 국립산림과학원이 은행나무 잎을 이용해 암수를 식별하는 ‘DNA 성 감별법’을 개발했습니다.

이 방법을 통해 1년생 이하의 어린 은행나무도 암수를 정확히 구별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로써 가을이 되면 악취 관련 민원이 많이 제기되는 만큼 순차적으로 매년 은행나무 암수 교체 작업을 하는 지역구도 많아졌습니다.

냄새 고약한 은행알? 환절기 건강 지키는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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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는 고약할 수 있지만 은행알은 가을철 건강을 책임져주는 ‘푸른 보약’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은행 속 플라보노이드라는 성분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혈관보호는 물론 모세혈관벽을 강화하는 효능이 이어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은행 속 레시틴이라는 성분은 혈관 속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효능이 뛰어납니다.

비타민C 함유량도 많아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어 환절기 면역 관리에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건강에 좋은 은행은 익혀 먹어도 좋고, 볶아 먹거나 음식에 고명으로 얹어 먹는데요, 주의할 점은 날 것으로 먹거나 하루에 너무 많은 양의 은행알 섭취를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은행 속에는 시안배당체와 메칠피리독신이라는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꼭 익혀 먹어야 하며, 이런 이유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도 금해야 합니다.

과다 섭취할 경우 복통, 구토, 설사, 경련 발작, 체온상승, 호흡곤란, 맥박 약화, 동공 수축 및 산대 등이 올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성인의 경우 익힌 은행을 하루 10개 이하, 어린이는 하루 3개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기사작성: 웨더뉴스 뉴스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