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의 상징 이미지는 왜 ‘개구리’일까?
2020/03/05
3월 5일 오늘은 경칩입니다. 날씨가 따뜻하여 각종 초목의 싹이 트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땅 위로 나오려고 꿈틀거린다는 3월의 절기인데요.
보통 경칩은 3월 5일께입니다. 매년 거의 고정되어 있죠. 얼마 전 지났던 우수와 입춘도 그렇습니다. 우수는 2월 19일 즈음, 입춘은 2월 4일 또는 2월 5일쯤입니다.
24절기를 음력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24절기는 양력을 기준으로 하므로, 거의 비슷한 날짜에 절기가 돌아오는 것이죠.
지구에서 태양을 봤을 때, 시작점인 0도를 춘분으로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구간을 15도 간격으로 잘라 표시한 것입니다. 그래서 절기와 절기 사이의 가격은 보통 15일인 것이죠.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은 태양 황경이 345도일 때인데요. 지구의 공전이 전자시계처럼 딱 들어맞진 않기에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3월 5일 혹은 6일 정도인 겁니다.
왜 경칩은 늘 개구리로 표현될까?
혹시 오늘 각종 포털 사이트들이 경칩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보셨나요? 경칩에 빼놓을 수 없는 ‘개구리’를 보실 수 있으셨을 겁니다.
왜 항상 경칩은 개구리로 표현되는지 혹시 궁금해하신 적 없으신가요?
경칩을 한자로 살펴보면, 놀랄 경에 벌레 칩. 즉, 천둥이 치는 소리에 벌레들이 놀라서 땅에서 튀어나온다는 뜻입니다.
갑자기 웬 천둥소리냐고요? 경칩 무렵엔 대륙에서 남하한 한랭전선이 통과하면서 천둥이 울리곤 하는데, 이 때문에 옛사람들은 경칩에 치는 천둥소리를 듣고 개구리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한 겁니다.
특히 개구리는 양서류로, 온도 변화에 민감합니다. 바깥 온도가 내려가면 체온이 따라 내려가 겨울잠을 자죠. 반대로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면, 동면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합니다.
개구리가 겨울잠에 들고, 깨어나는 시기를 통해 앞으로의 계절, 기후와 온도를 대략 추측할 수 있는 것인데요. 비유하자면 살아 있는 온도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칩엔 과거 일부 지역에서 건강과 행운을 빌기 위해 동면에서 깨어난 개구리 등 양서류알을 먹는 풍습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 외에도 경칩을 즈음해 개구리 울음소리를 서서 들으면 그 해는 일이 많아 바쁘고, 누워서 편하게 들으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다며 개구리 울음소리로 한 해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도 있다니, 경칩은 꼭 ‘개구리의 날’ 같기도 하네요.
조선 밸런타인데이 ‘경칩’
경칩의 대표 상징으로 ‘개구리’만 알면 섭섭합니다. 사실 경칩은 ‘연인의 날’이기도 합니다. 갑자기 연인의 날이라니, 무슨 소리인가 싶으실 텐데요.
세조 때 강희맹이 쓴 <사시찬요(四時纂要)>에선 은행 껍질에 세모난 것이 수 은행이고 두모난 것이 암 은행이라 했는데, 대보름날 은행을 구해 두었다가 남편과 아내가 경칩 날 세모와 두모 은행을 각각 먹었다고 합니다.
아직 부부가 아닌 사랑하는 젊은 남녀들은 경칩 날 밤이 되면 은행나무를 도는 사랑놀이로 정을 다졌다고도 하는데요.
정월대보름, 칠월칠석과 더불어 경칩을 ‘연인의 날’이라고 할 만하죠? 조선 밸런타인 데이인 경칩,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봄을 맞아 보는 건 어떨까요?
기사작성: 웨더뉴스 뉴스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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