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병은 기온이나 습도, 기압 등의 변화로 앓고 있는 질병의 증세가 악화되거나 질병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의 몸은 기본적으로 상태를 유지하는 항상성과 변화에 적응하는 조절 기능이 있지만, 기상 변화가 심해서 몸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신체의 리듬이 깨져서 기상병이 나타납니다.

주로 저기압일 때나 높새바람이 불 때, 한랭전선이 통과할 때처럼 기상 조건이 급격하게 변할 때 발생하기 쉬운데요, 기상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저기압이나 전선이 통과할 때 히스타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늘어나 자율신경에 작용해서 발작을 일으키거나 통증을 느끼게 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1) 관절염
비가 오는 날 유난히 관절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기압 변화 때문입니다.

맑은 날에는 관절 내부 조직과 외부 기압이 평형을 이루고 있는데요, 비 오는 날 대기가 저기압 상태가 되면 관절 속 압력이 높아지면서 관절액이 팽창해 연골을 자극하여 통증을 일으킵니다.

기압과 더불어 습도도 관절 통증에 영향을 줍니다.

비 오는 날 습도가 높아지면 연골이 관절액에서 영양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체내 수분액이 잘 순환되지 못해 부종이 심해지는데요, 이런 통증은 류마티스관절염, 퇴행성관절염에서 나타납니다.

2) 우울증
비가 내리고 흐린 날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우울함이 더 느껴지는 것은 기상변화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일조량이 적은 저기압 상태에서는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감소하거나 부족하게 되는데요, 이 경우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우울함과 무기력함, 피로감 등을 느끼게 됩니다.

흐린 날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드는 반면 잠이 오게 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량은 늘어납니다.

멜라토닌의 분비가 활성화되면 몸이 축 처지고 나른함, 몽롱함 등이 찾아오는데요, 유독 비 오는 날 힘든 이유도 ‘천연 수면제’로 알려진 멜라토닌 탓입니다.

3) 상처통증
비가 올 때 수술했던 부위나 상처에서도 평소보다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이유도 기압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1기압으로 고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 기압이 내려가면 몸 안에서 몸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커지는데요, 상처가 난 부분은 일반 피부보다 약하기 때문에 압력을 더 크게 받아서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기압이 낮으면 충치가 있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충치 구멍 속의 가스가 팽창하면서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인데요, 다른 물질로 충치 부위를 채워 넣어 치료한 치아라도 저기압의 상태에서 공간이 있으면 가스가 생깁니다.

이때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상병을 예방하려면 실내 기온, 습도 조절, 운동에 신경 써야 합니다.

기상병은 외부의 기압변화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므로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바꿔주면 예방이 되는데요, 실내 기온은 18~20도, 습도는 45~60%일 때 가장 쾌적합니다.

운동도 도움 됩니다. 유산소운동을 하면 엔도르핀 분비가 활발해져 기분이 좋아지므로 우울감, 무기력함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다만, 외출할 때는 몸이 찬 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얇고 긴 옷을 입는 것이 좋은데요, 관절염 부위의 통증은 날씨가 흐린 날 찬바람에 노출되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